* 걷다보면 잠시 앉고 싶을 때가 있다. 눈에 들어온 풍경이 아름다워서일수도 있고, 아름답지는 않더라도 왠지 풍경이 마음을 건드려서일 수도 있고, 오래 걸었기 때문에 다리가 아파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어 곱씹어보고픈 생각에 앉고 싶을 때도 있고.
* 어떤 감정, 어떤 상황에 함몰되면, 그것들이 천년만년 계속될 것 같은 기분이 빠지곤 한다. 겨울 한복판에서는, 언제 더워서 에어컨을 붙들고 살았나 싶고, 여름 한복판에서는, 언제 추워서 옷깃 여미며 걸었나 싶고.
뭔가를 간절히 원할때 사람은 실수를 저지르기 쉽고, 원하는 것이 없다고 느낄 때 사람은 쉽게 좌절감에 빠진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 정작 달리고 있을 때는 생각나지 않는 말 중 하나다.
* 친구는 항상 나에게,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고 했다. 그러한 악수로 인한 피해를 감내하겠다고 하면, 친구는 말했다. 맨 처음 드는 생각대로 움직여보라고.
* 아주 오랜만에 대학 동기와 전화 통화를 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내 주위에 있던 사람이 기억하는 나 사이에는 당연히 간극이 있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보니 그들이 기억하는 내 모습은, 내가 '되고 싶어했던' 모습에 가까운데, 그렇다면 나는 그들에게 가식의 내 모습을 보여줬던 거라고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