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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적'이라는 말을 붙일 만큼 몰입하는, 혹은 좋아했던 국내 연예인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짧게 짧게 좋아했던 연예인들이 있다. 또 좋아한다고 말하긴 좀 뭣해도, 나오는 걸 보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하게 되는 연예인도 있다. 이 중 하나가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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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모에서 풍기는 일종의 '고집스러움'이 좋았고, 그를 보면 뭐랄까.... 열심히 산다는 말이 생각난다. 성실함이랄까.
거기에 더해 학교 축제때 본 '엘리베이터 안에서' 비방송 버전의 적극성도 눈에 들어왔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생생히 기억나는 한 인터뷰.

지나가다 본 무슨 토크쇼같은 프로그램이었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그때는 아마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 이데아'가 젊은 사람들을 휘어잡고 있을 때였다. 누군들 우리나라 입시 제도에 불만을 품지 않았을까. 전설처럼 3당 4락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었고, 비록 제도는 수능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교실의 선생님들은 여전히 암기식 가르침에서 단 한걸음도 나서지 못했을 그 때. 아침 6시에 집에서 나가 새벽 2시가 되어야 내 침대에서 잠들 수 있었던 때. (지금도 그 본질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을 듯하지만, 주위에 고등학생이 없으므로 그저 추측일뿐)

그래서 교실 이데아의 가사는 그냥, 말 그대로 그냥 시원했다.
기억이 맞다면 이 노래는 내가 이미 대학을 다니고 있을 때 처음 들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여전히 그 '입시 지옥'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사람으로서 그냥 후련했다.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라는 그 가사를, 조기 유학을 가겠다고 한번, 고고학과를 가겠다고 한번 집을 뒤집어놓은 일 외에는 달리 표출하지 못했던 나 자신의 소심함에 대한 일종의 카타르시스였을까.

잠시 삼천포로 빠지자면, 내가 말하는 '입시 지옥'에는 고등학교 전 과정이 들어간다. 난 오히려 고3을 즐겼다. 다시 돌아가겠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절대 '아니오'지만, 내 고등학교 생활이 그리 평탄하지가 못했기 때문에, 난 1년만 버티면 여기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고3 한 해를 보냈다.




다시 돌아와서,
교실 이데아가 그렇게 온 동네에서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되어있던 때에, 어떤 토크쇼에서 진행자가 박진영에게 물었다. 교실 이데아의 아류 노래들, 학교 교육에 대해, 거기서 짓눌리는 학생들에 대해, 거창하게 말하면 뭔가 '사회적'인 노래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이 때에 당신은 그런 노래를 하지 않고 사랑 노래만 하는 이유가 뭐냐는 참 웃긴 질문이었는데, 그 때 박진영의 대답은 대충 이런 것이었다. "누구나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있고, 답답해하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그런 답답함을 노래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 노래는 사랑보다 연애에 대한 노래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항상 겪는 것, 항상 겪는 감정. 하지만 누구도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 무엇보다도 난 이걸 노래하고 싶다. 이게 좀더 삶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배우를 볼 때도 무조건 연기부터, 가수를 볼 때도 무조건 노래부터 보는 내가(외모만 멋진 사람은 모델을, 춤만 잘추는 사람은 댄서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사실 노래 실력에 있어서는 절대 좋은 평을 해줄 수 없는 박진영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한 건 이때였다. 그 이야기를 할때 그가 지었던 표정, 단호하면서도 솔직한, 정색을 하면서도 동시에 또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았던 그 표정이 지금까지도 기억에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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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힘 한번 주면 '눈빛 연기' 운운,
항상 맡아오던 역할과 조금 다른 걸 맡기만 하면 '연기 변신' 운운,
질에 관계없이 드라마에도 나오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그러다보면 광고도 찍고), 토크쇼, 오락 프로그램 여기저기 등장하면 '만능 연예인' 운운,
'수험생 여러분 힘내세요' 한마디 하면 사회의식 있는 연예인 운운하는 이 바닥(?)에서, 가끔씩 고집스런 연예인들을 본다.

이들의 고집스러움과 성실함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기에 언론에 자주 노출되지도 않고, 제법 많은 경우에 있어 이런 이들에게는 '거만함'의 딱지가 붙곤 하지만, 그게 뭐 대수일까. 거만해도 되는 사람, 거만할 만한 사람이 거만한 것은 멋진 일이다. (이럴 땐 '거만함'보다 '당당함'이라는 단어를 쓰겠지만) 이런 얘기에는 도가 지나치면 보기 싫다는 얘기도 따라붙어야 할테지만, 어차피 그 기준도 모두 주관적인 것.
억지스레 착한 척 눈물 찔끔 흘리고, 억지스레 겸손한 척 고개 숙이는 모습,
정.말.로 착하고, 정.말.로 겸손한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이런 '척'보다 솔직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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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도사
이중적인 병약함... 내가 보는 것은 나에게 상처를 주며, 내가 보지 못한 것은 나를 자책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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